“내 나이 50 넘어 학생 될 줄은 꿈에서도 생각 못 한 일입니다” | 홍은주 | 2021-05-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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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50 넘어 학생 될 줄은 꿈에서도 생각 못 한 일입니다” 염려와 근심으로 또 한편으로는 실낱같은 기대감으로 시작한 신학원 학생으로 생활한 지가 벌써 2개월이 되어갑니다. 처음 권했을 때 했더라면 십 오 년 전에 했을 공부를 51세의 나이에 늦깎이 학생으로 공부합니다. 지난달 카드 대금을 동생에게 빌려서 지불할 정도로 일생 중 가장 가난하고 어려운 때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고단했던 나의 삶 가운데 가장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책 읽다가 졸기도 하고, 두 번 세 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 한심할 때도 있지만, 한 과목도 버릴 것이 없고, 교수님 한분 한분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보이는지 콩깍지가 단단히 낀듯합니다. 무엇보다 누구보다 귀한 것은 학우들입니다. 각자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삶도 다르지만, 한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만난 이들입니다. 누군 이래서 귀하고, 누군 이래서 존경스럽고, 누군 이래서 사랑스럽습니다. 지면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마음입니다. 그저, 저는 여러 과목 공부들과. 교수님들과. 학우들과 격이 다른 사랑을, 연애를 하고 있나 봅니다. 월요일이, 화요일이, 목요일이, 금요일이 기다려지니 누가 들으면 거짓말한다고 할 정도로 저는 행복합니다. 비록 과제도 잘 몰라서 물어 물어가며 하고, 시간 가는 줄 몰라 지각도 하고, 때로는 강의 들으면서 딴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교회에서 다 채워지지 않았던 갈급함들이 해갈되어 감을 느낍니다. 어느 해인가는 너무 성경 공부가 하고 싶어서 교회 밖의 성경 공부 모임을 찾아보기도 했었습니다. 자칫 지나친 과욕으로 이단에 빠지거나 시험 들 것을 염려함으로 절제할 것을 권하셔서 순종하였습니다. 순종하고 나니 불붙는 것 같던 마음이 잠잠해지고 식어져가 내 마음에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생각해보니 오늘 강의를 듣고 보니 때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나는 아직도 공사 중이니까 먼지도 나고, 소리도 나고, 잡음도 나고, 아픔도 있고, 상처도 있지만 말씀이라는 최상의 재료를 가지고 건축가이신 하나님께서 걸작품을 만들어 가시는 중이시다" 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격하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됩니다. 옳습니다. 아버지는 100% 옳으신 분이십니다. 아버지께서 아직 “레디 액션”하지 않으셨는데 저는 달려가니 넘어지고, 다치고, 울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과제도 아닌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나의 마음을 적어봅니다. 일기로 저장할지, 누군가에게 들려줄지, 홈피에 올릴지 아직 결정해놓고 적은 것도 아니지만 이 북받쳐 오르는 마음을 꼭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하여 순종함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이러한 마음을 주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립니다~ 할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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